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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딧세이 후기|안 봤다면 후회했을, 나의 인생영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맷 데이먼 주연 영화 오딧세이를 직접 관람한 후기입니다.
172분의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와 맷 데이먼의 연기, 오디세우스의 후회와 귀환, 에우마이오스의 믿음이 전한 감동을 담았습니다.
※ 이 글에는 영화의 일부 장면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큰아이가 예매해 준 덕분에 오늘 드디어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딧세이(The Odyssey)」를 보았습니다.
영화관으로 향하면서 기대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도 됐습니다.
172분이라는 긴 상영시간도 그렇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라면 한 번 보고 모든 것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스텔라」도 그랬고 「테넷」은 더욱 그랬습니다.
몇 번을 다시 보고 나서야 이해되는 장면들이 있었기에 이번 「오딧세이」 역시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잊을 만큼 영화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안 봤다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그렇게 「오딧세이」는 나에게 오래 기억될 또 하나의 인생영화가 되었습니다.

영화 오딧세이 기본정보
「오딧세이」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바탕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작품입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는 오디세우스의 기나긴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맷 데이먼이 연기했고, 페넬로페 역에는 앤 해서웨이, 아들 텔레마코스 역에는 톰 홀랜드가 출연합니다.
로버트 패틴슨, 젠데이아, 루피타 뇽오, 샤를리즈 테론, 존 레귀자모 등 화려한 배우들이 함께합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영화 전체를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기술적인 대단함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사람이었습니다.
후회하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믿어주는 사람.
그들의 마음이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페넬로페 앞에 선 오디세우스
수많은 장면 가운데 가장 가슴에 남은 것은 거대한 전투도, 신화 속 괴물과 맞서는 장면도 아니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걸인의 모습으로 페넬로페를 만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긴 전쟁과 모험을 헤쳐 온 영웅.
그런데 그 순간의 오디세우스에게서는 영웅의 모습보다 한 인간의 후회가 먼저 보였습니다.
자신이 내렸던 결정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고, 그 과정에서 자신 역시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결정을 내릴까요.
그리고 때로는 그 결정 하나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사람은 생각합니다.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도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오디세우스처럼 느껴졌습니다.
전설 속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잃어버린 것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한 사람.
그래서 그 장면이 더욱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인물은 의외로 에우마이오스였다
맷 데이먼, 앤 해서웨이, 톰 홀랜드 등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이상할 정도로 마음에 남은 인물이 있었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충직한 신하 에우마이오스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쇠약해지고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어도 그는 주인이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습니다.
세월은 흘렀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변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정말 돌아올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에우마이오스는 기다립니다.
저는 그것을 단순한 ‘충성’이라고만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믿음이었습니다.
모두가 나를 포기한 것 같은 순간에도 누군가 한 사람은 여전히 나를 믿어주고 있다는 것.
돌아올 것이라고 믿으며 내 자리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이 어쩌면 다시 일어서고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맷 데이먼이 아니라면 오디세우스를 상상할 수 있을까
그리고 역시 맷 데이먼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연기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 어느 순간부터 배우 맷 데이먼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정말 오디세우스라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쟁을 지휘하는 강인한 지도자.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인간.
동료를 잃으며 괴로워하는 사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사람.
그리고 어떻게든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가려는 한 남자.
그 수많은 감정이 한 사람의 얼굴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맷 데이먼이 아니라면 오디세우스를 누가 연기할 수 있었을까?”
그만큼 맷 데이먼의 연기에 동화되어 거의 눈을 떼지 못하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하지만 이번에는 ‘어려움’보다 ‘감정’이 먼저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에는 늘 감탄하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인터스텔라」와 「테넷」 같은 작품은 여러 번 보면서 새롭게 이해하게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딧세이」도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영화가 아닐까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탄탄하게 구성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빠져들었습니다.
신화적인 세계와 엄청난 스케일이 펼쳐지지만 그 안에는 아주 인간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선택과 책임.
희생과 상실.
사랑과 기다림.
믿음과 배신.
그리고 후회와 귀환.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이야기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몇 번이나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이구나.’
172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
영화를 보기 전 가장 걱정했던 것은 긴 상영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보고 나니 172분이라는 시간이 길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따라가고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들다 보니 어느새 영화의 마지막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거대한 바다와 전투, 신화 속 존재들이 펼쳐지는 장면은 역시 큰 스크린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고 생각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영화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었다는 것.
오디세우스의 표정과 목소리,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놓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영화라면 긴 러닝타임도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긴 여행을 함께한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에게 오딧세이를 권하고 싶다
이 영화를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대작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저는 오히려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며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어 슬퍼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
오랫동안 기다리고 실망하면서 이제는 사람에 대한 믿음마저 잃어버린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오디세우스도 후회합니다.
그의 결정으로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고 자신도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삶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었습니다.
그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가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과거를 바꿀 수 없어도 다시 살아갈 수는 있다
어쩌면 우리도 살아가면서 각자의 오디세이를 겪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소중한 것을 잃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도 하고,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후회합니다.
하지만 「오딧세이」를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어도 그 선택 때문에 남은 인생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돌아갈 길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딧세이 후기, 나에게는 ‘돌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영화관을 나오면서도 오디세우스의 얼굴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거대한 신화와 모험을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제 마음에 남은 것은 거대한 영웅의 모습만은 아니었습니다.
후회하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잃었지만 다시 돌아가려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오딧세이」는 영웅의 위대한 승리를 보여주는 영화라기보다,
너무 많은 것을 잃은 사람이 다시 돌아가는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면,
많은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또는 이제는 사람도 세상도 믿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이 영화를 한번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긴 여정을 따라가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큰아이가 예매해주지 않았다면 어쩌면 조금 더 늦게 보았을 영화.
하지만 오늘 영화관을 나오면서 분명하게 생각했습니다.
안 봤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딧세이」.
화려한 장면보다 사람의 후회와 기다림, 믿음이 더 오래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오래도록 다시 떠올리게 될 인생영화 한 편이 되었습니다.
한 줄 관람평
“영웅이 승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잃은 사람이 다시 돌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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